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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한 달 여행 (2019)

중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20일 여행 계획 (2019/6/14-2019/7/4)

원래는 이번 여름에 한 1달 정도 한국에 머무르며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들이랑도 시간을 보내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부모님이 여행을 가자고 하셔서 따라가겠다고 했다. 나이가 먹어가다 보니 무엇보다도 해외에서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이랑 보내는 시간도 점점 적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ok라고 했다. 근데 왜 출발 날짜에 가까워질수록 가기가 두려워지는 건지.. 얼마나 비행기를 타야 하지? 내가 타고 가야 할 비행기를 생각하니 눈 앞이 벌써 깜깜하다.

 

 

호주에서 출발해서 -> 말레이시아 -> 한국으로 들어갔다가 1박을 한 후에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다음날 아침에 출발을 해야 하는데, 이미 호주에서 말레이를 경유해 한국을 들어가는 시간만 거의 17시간에 육박한다. 카자흐 알마티까지는 그냥 7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거의 2일 동안 24시간에 가까운 비행기를 타야 한다. 후.... 간다고 했을 땐 괜찮다고 했는데 막상 가려니까 매우 힘들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엄청난 여정이다

 

여하튼 이제 슬슬 교통편이나 놀러 갈 곳들을 찾아봐야 하는데 갑자기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누군가 나타나서 호텔이랑 교통편도 다 예약해줬으면 좋겠지만, 내가 해야지 누가 하겠는가. 다행히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머무는 동안은 부모님이 미리 계획을 다 짜 놨다고 하셔서 나는 타슈켄트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에 들어간 후에 계획만 짜면 된다. 

 

일단 대충 생각해논 계획은 우선 타슈켄트에서 모스크바로 도착하자마자 기차를 타고 샹트페테부르크로 들어갈 생각이다. 샹트페테부르크에 도착 후 한 3일 정도 체류한 후에, 동유럽 발트 3국, 에스토니아로 가서 2일 체류 -> 라트비아 2일 체류 -> 리투아니아 2일 체류 -> 모스크바 3일 체류 후 한국 귀국. 이게 내 큰 그림인데 일단 빨리 교통편이랑 호텔이 시급하니까 그것 먼저 하나씩 결제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우선 모스크바에서 샹트페테부르크로 향하는 기차를 예약하기로 했다.

 

 

 

 

일단 구글에 모스크바에서 샹트페테부르크 기차를 검색을 했더니 여러 웹사이트가 나왔는데 그냥 제일 상단에 russiantrain.com 사이트로 들어갔다. 참고로 한국어로 번역된 웹사이트도 있었는데 같은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한국어 사이트가 더 비쌌다. 그래서 그냥 영문사이트로 진행함

 

출발지, 목적지 그리고 출발 날짜, 통화츨 설정후 search

 

서치를 클릭하면 그 날짜에 이용가능한 기차가 나오는데, 거의 24시간 운행을 할 정도로 기차는 엄청 많다. 첫 차가 새벽 0시 10분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차라 23시 55분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러시아에 아침에 도착하던 저녁에 도착하던 상관없이 편한 시간에 맞춰서 표를 구매해서 샹트페테부르크로 올라갈 수 있다. 러시아 도착이 저녁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차도 많고 표도 많이 남아서 다행이었다.

 

 

 

또 하나 참고해야할 것은 가격이 1등석, 2등석, 3등석, 그리고 그냥 일반 기차(무궁화호 같은) 좌석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 1등석일수록 당연히 가격이 비싸다. 1등석에서 3등석 까지는 다 침대가 있는 칸이고 seat only라는 칸만 좌석만 있는 자리이다. 샹트페테부르크까지 일반 기차로 약 7시간에서 9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했을 때 seat only만 타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리고 3등석과 2등석과 seat only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침대를 타고 가는 것을 추천드림. (저는 참고로 2등석 저녁 11시에 출발하는 것으로 결제를 함)

 

 

웹사이트에 대충 2등석과 3등석이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을 제공해 주는데 뭐 사진이 많지는 않다. 위에 사진은 2등석 자리이고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차처럼 기차안에 문이 각각 있는데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위 사진처럼 4개의 침대가 있다고 보면 된다. 아래 2개, 위에 2개 영어로는 lower bunk, upper bunk라고 각각 쓰여있다. 근데 웃긴 것은 예매하면서 좌석 선택이 불가능했다. 그냥 표만 사고 나서 좌석은 나중에 지정해주는 이상한 시스템이다. 

 

 

위 사진은 3등석 사진이다. 2등석보다 뭔가 더 깨끗해 보인다. 아래 침대 2개 위에 침대 2개로 2등석과 마찬가지의 구조이다. 근데 문은 따로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근데 저기 2층 침대 엄청 높아 보이는데 어떻게 올라가는거지? 싶다. 

 

 

일단, 결제를 해야하기에 성(First name), 이름(Last name), 성별(Gender), 국적(CItizenship), 여권번호 (passport number), 생년월일을 작성한 후에 continue booking 클릭! 그다음 화면은 캡처를 못했는데 개인 정보를 입력 후에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란이 또 나온다. 참고로 카드 정보를 입력할 때 만료 날짜는 일/월 순으로 적어야 한다. 카드 등록도 마치고 결제를 하면 확인 이메일이 하나 오게 되는데...

 

 

결제 확인이메일이 온 줄 알았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3명 다 윗 침대로 원하니? 아니면 2개 윗 침대 아래 한 침대 해서 세 명이서 같은 칸에서 타고 가길 원하니? 이런 메일이 온 거다. 만약 셋이서 같은 칸에서 타고 가고 싶으면 돈 더내!라고 메일이 왔다. 어차피 자고 갈 거고 돈도 더 내기 싫어서 메일에 그냥 3개 upper bunk로 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카드 결제 확인 메시지가 오고 이메일로 E-ticket을 받을 수 있었다. 뭔가 희한한 방법으로 기차표 예매를 했다. 

 

 

 

아 그리고 또 하나 더! 출발지가 처음 예매할 때 어딘줄 모르는데 <- 이것도 솔직히 이상하다. 역은 여러 개인데 출발지가 안 뜨다니... 그 출발역은 E-ticket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레닌스키 역이라고 쓰여있어야 하는데 무슨 From이라는 곳에 MOSKVA OKTIABRASKAIA라는 곳에서 출발한다고 뜬다. 이게 뭔 날벼락인가 하고 구글에 열심히 찾아봤더니 MOSKVA OKTIABRASKAIA역이 레닌스키 Leninsky역이라고 한다. 러시아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표에도 러시아어만 가득하고 힘든 여정이 될 것 같다.